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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때 미군에 영어 배워…이젠 주한 미군 한글 교육"

실향민 출신으로 주한 미군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80대 여교수가 화제라고 일간 ‘볼티모어 선’이 6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이청자 교수(83·사진)로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던 보육원에서 자란 그가 현재는 미군에게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   현재 이 교수는 메릴랜드대 글로벌 캠퍼스 소속으로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매일 2시간씩 한국어 강의를 하고 있다. 1992년부터 해당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주말에는 주한미군 자녀 등을 위한 무료 수업도 해주고 있다.   이 교수는 “군인들과 소통하고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내 직업을 사랑한다”며 “보육원 시절 미군들은 나에게 엄마 같은 역할을 해줬다”고 전했다.   애정과 열정이 가득한 그의 태도에 지난달 메릴랜드 대학 글로벌 캠퍼스는 이 교수에게 ‘스탠리 드라제크 우수 교수상(Stanley J. Drazek Teaching Exllence Award)’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항상 수업 첫날 미군들에게 ‘여러분 자신보다 내가 더 여러분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 어디서든 여러분을 도울 것이다’라고 약속한다”며 “나에게 좋은 추억을 준 미군들에게 나도 좋은 경험과 추억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평안북도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6·25 당시 이산가족이 돼 남동생과 함께 남한의 보육원에 맡겨졌다. 정규 과정은 초등학교만 마쳤지만, 학구열에 불타 아들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 본인도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영문학 학사와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또 하버드대에서 일부 학점을 이수하기도 했다.   김예진 기자미군 전쟁때 주한미군 자녀 전쟁때 미군 주한 미군

2023-04-06

[수필] 나의 마지노선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 일제강점기였다. 우리는 지금의 서울 을지로 4가에서 살았다. 엄마가 매일 10전을 주면 나는 바로 옆 일본 부부가 경영하는 찹쌀떡 집으로 달려갔다.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모찌’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단 것을 좋아하는 나의 세 살 버릇은 거의 아흔까지 이어졌다. 평생 단 것에 매달려 살다 보니 당뇨병 25년의 베테랑이 되었고, 아침저녁으로 복용하는 두 가지 약의 밀리그램이 점점 불어났다. 다음 단계는 인슐린 주사라고 한다. 주삿바늘을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아침에 혈당 측정을 위해 손가락을 찌르는 것도 싫은데.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는 것이 나의 마지노선이다.     맛 좋은 찹쌀떡은 오래 가지 않았다. 태평양 전쟁으로 B29의 폭격이 시작되자, 일제는 서울 중심가의 목조건물을 철거하고 주민을 시골로 이주시켰다. 소이탄 몇 개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 귀소본능이라고 우리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고향, 황해도 장산곶 몽금포로 이주했다.   그 산간벽지에도 달콤한 것이 널려 있었다. 봄엔 버찌, 살구, 산딸기, 여름엔 복숭아, 수박, 참외, 가을엔 머루와 다래, 감과 고염이 줄줄이 늘어섰다.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벽장 안에 상비약처럼  고구마 엿을 떨어트리지 않았다. 늦가을이 되면 고구마를 수확하여 윗방에 수숫대를 엮어서 만든 통 안에 천장까지 쌓아 올렸다. 고구마를 광에 저장하면 얼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방에서 월동한다. 고구마를 봄까지 구워 먹고, 쪄 먹고, 날것으로 먹었다.     역사의 페이지는 또 한 장 넘어갔다. 한국 전쟁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홀로 월남하여 미군 부대에 취업했다. 같이 일하는 미군이 PX에서 초콜릿을 사다가 한 개 주었다. 밀키웨이였다. 세상에 이렇게 달고 맛있는 초콜릿이 있었나. 나는 그 미군에게 부탁하여 그 초콜릿을 사 먹었으나, 코끼리가 비스킷 몇 개를 먹듯이 성이 차지 않았다. 그 때 나의 소원은 밀키웨이를 실컷 먹는 것이었다.     그 소원을 성취할 기회가 왔다. 미국 이민이다. 하와이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밀키웨이보다 더 맛있는 하와이 특산품 마카데미아 초콜릿 몇 상자를 사다 놓고 담배 피우듯이 집어 먹었다. 그러나 닭이 돌을 집어삼켜도 괜찮은 것처럼, 젊은 몸이라 인슐린이 풍부히 분비되고 수용되어 문제가 없었다.   언제부터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는가. 주한 미군 사령부에서 종사했던 직업 안전 관리를 하와이 주 정부 직업안전국에 그대로 접목시키는 행운을 얻었다. 공무원으로 일단 채용되면 도둑질을 하지 않는 이상 능력 부족으로 해고되지 않는다.     승진되어 캘리포니아로 직장을 옮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임무와 책임이 나의 어깨를 짓눌렀다. 우선 컴퓨터 사용이 미숙하여 애를 먹었다. 이 촌놈이 컴퓨터를 배우려고 애써도 잘 배워지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전임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표절해서 작성했으나 곧 들통이 났다. 나의 상사는 내가 북한 출신, 주한 미군 부대 출신, 한인 이민 1세란 것을 모르고 있다.     공문을 작성하는데 가장 어렵고 알쏭달쏭 한 것이 관사다. 부정관사와 정관사의 구분, 관사의 생략 등이 어려웠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전치사다. 나의 상사는 내가 틀리게 쓴 관사와 전치사 밑에 붉은 볼펜으로 줄을 그었다. 내 얼굴에 줄을 긋는 기분이었다. 화가 치밀고, 머리카락이 하늘로 쭈뼛 올라갔다. 사표를 내고 조기 은퇴해 버릴까. 아니다. 조금 더 참아라.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일한 위안은 맛있는 점심이었다. 식당에 가서, 집에서 가지고 온 흰밥과 시금치나물, 멸치볶음과 고추장을 냉면 대접에 비벼서 오븐에 데워 먹었다. 후식으로 초콜릿 한 개.  흰밥은 하얀 전분, 고추장은 하얀 소금, 초콜릿은 하얀 설탕, 삼백(三白) 음식이다. 당뇨병 걸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몇 년 동안 수저로 나의 무덤을 팠다. 25년 전 은퇴와 함께 당뇨 진단이 나왔다. 당뇨병은 밑도 끝도 없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전쟁이다.   참전 용사가 전투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당뇨병 관리에 대하여 도움말을 나누겠다. 당뇨병은 식이요법, 운동, 투약의 콤비네이션으로 치료한다. 우선 식이요법이다. 밥과 국수를 적게 먹어야 한다. 나는 점심에만 현미밥 또는 국수를 약간 먹는다. 한국 사람이 밥과 국수를 먹지 않는다는 말은 판다가 대나무 잎과 마디를 먹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나는 아침은 왕같이, 점심은 왕후같이, 저녁은 거지같이 먹는다.     요즘 식빵을 만들어 먹는다. 가장 좋은 점은 당분과 염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탕 대신 스티비아를 넣는다. 식빵 만드는 비결은 두 번 발효하는 것이다. 넓은 양재기에 통밀을 계란과 올리브 오일로 반죽하여, 한 시간 오븐에서 발효한 다음 꺼내서 건포도를 넣고 다시 반죽하여 한 시간 더 발효하여 시루 냄비에 찐다. 나는 식빵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집에 있는 그릇을 사용한다.     운동은 아침저녁으로 집 앞에서 30분씩 걷고 오후에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근육 단련, 트레드 밀, 그리고 수영장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 ‘걷지 않으면 네 발로 긴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걷는다. 나는 노인들에게 수영장에서 걷기를 권장한다.   가끔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코스트코의 과일 매장에 코스타리카산 파인애플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몇 개를 사다가 조각을 내어 냉장고에 넣고 심심하면 꺼내서 먹었다. 당뇨 수치가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당뇨 환자는 이 ‘변덕’을 조심해야 한다. 올라가면 내려올 줄 모르는 이 수치를 휘어잡기 위하여 한 가지 약을 더 먹었다. 변덕은 불시 침범하는 게릴라와 같다. 나의 주위에 포도, 복숭아, 단감, 감귤 등 게릴라가 도사리고 있다.   나는 마지노선을 지킬 것이다.  윤재현 / 수필가수필 마지노선 당뇨병 25년 소금 초콜릿 주한 미군

2022-04-07

'민족의식 실증' 귀중한 사료…미군 특수요원 선발 6인이 주도

본지가 발굴, 창간 40주년 기획으로 5회에 걸쳐 연재 보도한 '자유한인보'에 대해 한국 역사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인보'는 일제에 징용돼 남양군도 등에서 미군 포로가 됐던 2700여명의 한인 징용자들이 하와이 수용소에서 만든 주간지다. 본지는 '독도 화가'로 유명한 권용섭씨의 부친이 보관하고 있던 진본 4, 5호를 발굴 보도했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홍선표 책임연구원이 '자유한인보' 발굴 의미를 기고로 보내왔다. [편집자] ------------------------------------------------------------ '자유한인보' 4호와 5호의 진본 발견은 이번 광복절의 의미를 매우 뜻 깊게 만들어 주었다. 이번 자료를 발굴해 보도한 미주중앙일보의 노력과 자료 소장가의 큰 결단에 대해 관련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 '자유한인보'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잡지 일지 모르나 이미 3호와 7호가 소개되어 있어 비교적 국내 학계에 익히 알려진 자료이다. 그럼에도, 새로 발굴된 '자유한인보' 4호, 5호가 재미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국내에까지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전체 7권 가운데 약 절반 이상이 모아짐으로써 향후 이 자료를 둘러싼 역사적인 성격을 더욱 밝힐 수 있게 된 점이다. 이번 잡지는 하와이 포로수용소에서 수용된 한인들이 해방 후 귀국을 앞두고 자체의 단결을 도모하고 강제 동원의 경험을 토대로 귀국 후 새로운 독립국가 건설을 대비하기 위해 발행되었다. 하와이포로수용소에 수용된 한인들은 크게 징병이나 학병에 의한 동원된 군인과 징용된 군속(노무자)으로 나누어진다. '자유한인보' 의 발간을 주도한 인물은 박순동, 박형무, 이종실이다. 이들은 1945년 3~4월 버마 전선에서 일본군을 탈출해 영국군에 투항한 학병 출신 포로들이었다. 미군은 이들 세 명과 사이판에서 일본군 노무자로 강제 동원되었다가 위스콘신 주 맥코이(McCoy)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이종흥, 김현일, 김필영 등 3명을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산타 카탈리나섬에서 납코계획(NAPCO Project)의 요원으로 선발해 침투훈련을 시켰다. 미군이 이들 6명의 포로들을 특별 요원으로 선발한 것은 한인 포로들 가운데 항일투쟁정신이 매우 뛰어나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납코계획은 미국의 특수공작기관인 OSS(미 전략첩보국)가 한반도에 잠수함과 낙하산으로 공작원을 침투시켜 정보수집, 거점확보, 사보타지 등의 활동을 벌이기 위해 추진한 한반도침투작전이다. 납코계획에 참가한 한인은 유한양행의 창설자인 유일한을 비롯해 19명이었다. 일본군에서 탈출한 박순동 등 3명과 맥코이포로수용소에서 선발된 이종흥 등 3명은 1945년 5월부터 9월까지 샌타카탈리나섬에서 침투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이 훈련을 마칠 때쯤 일본의 항복으로 납코계획이 무산되어 박순동 등 6명은 하와이포로수용소로 수용되었다. '자유한인보'가 발행된 때는 박순동 등 6명이 1945년 9월 말 하와이포로수용소로 수용된 직후인 10월 말이었다. 하와이포로수용소를 운영한 미군측은 특수임무를 띠고 군사훈련을 받았던 이들 한인 포로들을 누구보다 신뢰할 수 있었다. 그러한 신뢰 속에 박순동, 박명무, 이종실은 수용소 측의 지원과 협조를 받아 '자유한인보'를 발행하였다. 이처럼 '자유한인보'는 강력한 항일정신을 가진 학병 탈출 포로이자 미군의 특수공작요원으로 한반도 침투훈련을 받은 자들에 의해 발행되었다. 그러한 사실은 이 잡지의 성격이 얼마나 철저한 항일 독립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었는지를 잘 시사해 준다. 따라서 새로 발굴된 '자유한인보' 4, 5호는 당시 한인 포로들이 가진 일상의 단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즉, 강제 동원된 이후 생사를 넘나든 숫한 고비 속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하며 일제의 침략 죄상을 드러내고자 하였던 한인들의 뜨거운 민족의식을 실증하는 귀중한 역사자료라는 점 때문에 이번 자료 발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홍선표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 책임연구위원>

2014-08-21

주한미군 근무 한인 뇌물수수 기소

주한미군에 근무하던 한인이 미군관련 사업 수주 청탁 대가로 49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연방검찰은 미육군 계약직 기술관 임모(48)씨가 뇌물 및 탈세 등 3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임씨는 미 정부 하청계약 뇌물사건으로는 최대 금액인 2000만달러 규모의 '노바데이터콤' 사건〈2012년 9월28일자 A-1면>에 연루된 17명 중 한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주한미군 기술관으로 서울에서 근무했다. 당시 10개의 통신센터 등 시설 업그레이드 책임을 맡았던 임씨는 노바데이터콤을 비롯해 아벤시아텍, UEI 등 3개 통신회사의 한인 직원들에게 관련기업에 입찰계약시 사전에 정보를 제공했다. 그 대가로 현금은 물론 주택, 라스베이거스 도박비용, 필리핀 해외여행경비, 주식, 고급 차량, 휴대폰 등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성명서를 통해 "임씨는 무거운 공공의 신뢰를 돈에 팔아버렸다"면서 "임씨 등 관련자들의 기소는 정부 신뢰를 위협하는 부패 공무원과 하청업자들의 범죄를 척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소 배경을 밝혔다. 임씨에게 뇌물을 건넨 노바데이터컴 수석기술자 조모씨, 아벤시아텍 대표 권모씨, UEI의 박모씨도 각각 기소돼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임씨는 10월17일 열리는 선고공판에서 최고 2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85만여달러의 벌금형도 추가될 전망이다. 정구현 기자

2014-08-08

"6·25 참전 미군 용사 찾아요"

"평화의 사도 추천해주세요."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국 남서부 지회(이하 OC재향군인회, 회장 이승해)가 6·25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 용사를 찾고 있다. '평화의 사도 메달과 증서(Ambassador for Peace Medal and Certificate)'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들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제작, 수여하고 있다. 남가주에서는 LA총영사관(총영사 김현명)이 전수하고 있다. 이승해 회장은 "평화의 사도 메달 전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영사관이 OC재향군인회에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를 발굴해 전수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미국 재향군인회 등과 연계해 미군 참전용사를 찾고 있으나 이는 한계가 있다. 특히 나서지 않아 잘 모르는 미군 참전용사가 많다. 주위에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을 알고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당부했다. OC재향군인회는 이미 풀러턴 재향군인회 관계자에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달했으며 다른 지역 재향군인회에도 미군 참전용사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7월 26일 샌타바버러에서 열리는 '7·27 한국전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미군 참전용사에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문의: (714)590-9866, ockva12@yahoo.com 글·사진=이재희 기자

2014-07-13

"색씨! 미군부대앞서 소리 질렀다…배가 고파서"

"색씨, 색씨!" 해질녘 미군 부대 앞에서 소년이 소리쳤다. 고함은 배고파서 간절했다. 소년은 미군들이 따라오면 '언덕 집'으로 데리고 갔다. 문 앞에서 아가씨가 분 냄새를 풍기며 미군들을 반겼다. 소년에게는 동전 한 닢을 줬다. 빼앗길세라 동전을 움켜쥔 소년은 영등포역 다리 밑으로 한걸음에 뛰었다. 노점상이 '기름 옷 입힌' 닭다리를 팔았다. 소년이 사온 닭다리를 누나는 큰 솥에 넣고 닭국을 끓였다. 소년의 여섯 식구는 며칠 동안 배고파 하지 않아도 됐다. 색씨라는 말은 그들에겐 '밥'과 동의어였다. 아홉 살 소년은 이제 일흔을 넘겼다. 그는 저서에서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시리다"고 썼다. 기억하는 고생 때문이 아니라 몰랐던 사실 탓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색시는 영어로 '섹시(sexy)'를 뜻했고, 아홉 살짜리가 돈 받고 한 일은 매춘 호객이었다. 또 그때 산 닭다리는 미군들이 먹다 버린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었다…." 시린 기억을 담은 책은 유니뱅크 지주회사 장정헌(72) 회장의 자서전 '액션 테이커' 영문판이다. 2년 전 펴낸 한글판〈본지 2012년 3월27일 A-18면>에 유년시절 이야기를 더했다. 불과 13페이지를 추가했지만 책의 무게는 더 두터워졌다. 1940년대 태어나 전쟁을 겪고, 이후에도 전쟁처럼 살았던 세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어 "사랑이 고팠던" 아이, 한겨울에 피난가며 아버지의 허리끈을 붙잡고 "이줄을 놓으면 난 죽는다"던 기억, "길거리서 한개피씩 구걸한 담배를 되팔았던" 소년의 아픔 등이 전쟁영화처럼 생생하다. 책은 결국 '결핍'으로 완성된다. 부족해서 채우려 했던 노력이다. '색씨'를 외쳤던 9살 때나, LA지사장으로 일하다 본사 부도로 길거리로 내앉았을 때나, 세탁소 운영 시절 하루 일을 못하면 이틀을 굶어야 했을 때나 그를 이끈 것은 부족함이었다. -영어판을 출간한 이유는. "내 아버지와 아버지가 된 나의 삶을 장차 부모가 될 자녀 세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책은 소통의 수단이자 교과서에 없는 이민 1세의 역사를 적고 싶었다." -아버지의 기억을 썼다. "아버지는 지게꾼 막노동자였다. 사춘기 때 아버지가 창피했다. 그런데 이젠 아버지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한다. 나는 아버지를 이해 못했다. 마찬가ㅓ지로 자식세대들도 우릴 이해하긴 어려울 것이다." -자서전 때문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주변 사람보다 내가 바뀌었다. 가끔 책을 보면 '참 나는 운좋은 사람이구나' 깨닫는다. 종종 모르는 사람들이 날 알아보고 사인해달라고 할 때도 고맙다." -은행 이사회장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치미는 화를 삭히기 어렵다. 화날 때 소리를 지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CEO는 화를 내기보다 냉정히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인터뷰 말미에 책에 대한 비판은 없었는지 물었다. "있다"고 했다. '그 정도 고생 안한 사람이 어디있느냐'는 핀잔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그는 정면승부를 택했단다. "난 모자란 사람이다. 그래서 다들 이끌어줘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내 창피스러운 과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세권도 쓸 수 있지 않겠나." 책은 아마존(amazon.com)에서 구할 수 있다. 정구현 기자 ☞장정헌 회장 약력 1942년생. 동국대학교 경영학과(61학번). 1970년대 초 원목 수입 업체의 미국 지사장으로 나왔다가 본사의 부도로 세탁소를 시작함. 이후 폐지 수집소, 무역 회사, 의류 업체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염색 공장 USDF를 인수해 가주 최대 규모로 성장시켜 매각하면서 백만장자가 됐다. 현재 워싱턴주에 있는 유니은행 금융지주 이사회 회장이다.

2014-07-01

침몰 당시 구조하러 온 미군 헬기, 우리 군이 돌려보내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하러 온 미군 헬기를 우리 군이 돌려보냈다는 보도가 나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겨레 뉴스사이트 2014.04.17 17:09 보도에 따르면 우리 군의 ‘조치의 효율성’ 이유로 초동 구조에 참여 못한 것으로 보도 했다. ***다음은 한겨레에 실린 기사 전문이다. 진도 해상 유람선 여객선 참사 당시 사고 해역 인근에서 작전중이던 미군 함정이 구명용 보트를 탑재한 구조 헬기를 현장에 급파했으나 우리 해군의 승인을 얻지 못해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미 국방성 보도 매체인 <성조지>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당시 사고 해역에서 118마일 떨어진 서해상에서 작전중이던 미군 상륙함 본험 리처드함이 여러 개의 구명보트를 실은 2대의 MH-60 헬기를 파견했지만, 구조 작업에 투입되지 못한 채 돌아갔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 해군 관계자는 “미 해군이 지원 협조를 요청하기 전 사태 추이를 보기 위해 대기했다”고 말했다고 <성조지>는 전했다. 미국 해군이 이날 오전에 발표한 보고서(문서번호: NNS140416-02) 역시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전달 받은 미 해군이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함정의 구조 헬기를 즉각 파견했지만 한국 측이 ‘조치의 효율성’을 이유로 한국측 현장 지휘자의 요청을 기다리며 초동 구조에 참여하지 못하고 대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17일 입장 자료를 내고 “당시 사고 선박의 선체가 대부분 침몰한 상황에서 한국공군 C-130 항공기를 비롯한 다수의 헬기들이 집중 운영되고 있어 한국 해군은 원할한 구조 작전을 위해 출동한 미 헬기를 일단 귀환해 추가 요청에 대기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monad@hani.co.kr 한겨레 관련 뉴스 사이트=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33290.html '성조지' 관련 뉴스 사이트= http://www.stripes.com/news/navy/uss-bonhomme-richard-heading-to-capsized-south-korea-ferry-1.278157

2014-04-17

안호영 주미대사,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들에 보훈 메달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 용사들의 업적을 치하하고 위로했다. 북가주를 방문한 안호영 주미대사는 18일, 산타클라라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존 스티븐스 한국전참전기념사업재단 사무총장을 비롯한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 22명에게 DMZ 철조망을 녹여 만든 ‘보훈의 메달’을 직접 목에 걸어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대사는 “한국전은 좌절의 뜻이 담긴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자긍심이 담긴 ‘잊혀진 승리’다”라며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용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밀했다. 자리를 함께한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은 “이번 행사로 피로써 한국을 지켜온 노병들의 고귀한 희생이 보다 뜻깊게 기억되고 기념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터 쉬랭크 산타클라라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회장은 “지금도 60여년전 그 날의 참상이 잊혀지지 않는다. 같은 아픔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며 “용사들을 기억하고 위로하기 위해 찾아준 한국 정부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달 수여식이 끝난 후 노병들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묵념을 통해 참전 용사들의 희생 정신을 기렸다. 강유경 기자 quueen@koreadaily.com

2014-03-19

미군 병력 감축? 의회서 뭇매

미국 의회가 국방예산 축소에 따른 육.해.공군 감축 계획으로 들썩이고 있다. 2015 회계연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이 세계 최강 군대의 지위를 포기한 격이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중진 의원들이 방송에 출연해 미군의 대규모 감축 계획을 비판하면서 북한의 남침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2일 CNN의 대담 프로그램인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북한과 관련한 보고서를 읽어보라"며 "북한 지도자가 당장 내일 아침에 일어나 '이제 한국을 접수할 때'라고 말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북한을 통치하는 사람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느냐"며 "북한은 거대한 강제수용소이고 나치와 다름없다"고도 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2015 예산안은 미군을 처참한 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육군은 1940년 이래 가장 작은 규모이고 해군은 1950년 이래 그리고 공군은 현대사에서 최저 규모"라며 "이래 가지고 (군의) 목표인 전쟁 억지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더군다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크림 반도에서 전운이 감돌면서 비판의 강도가 커지고 잇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벅 매키언(공화.캘리포니아) 하원 군사위원장도 "군 감축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일어난 일들을 보라. 당시 미군은 사상 유례없는 최강의 육.해.공군을 유지하다가 이를 대폭 줄였다"며 "그 때문에 북한이 한국전쟁을 일으켰을 때 미군을 바다로 밀어냈다"고 주장했다. 6.25전쟁 초기 북한군이 압도적 군사력을 바탕으로 낙동강 이남 지역까지 파죽지세로 밀어붙인 걸 지칭한 것이다. 매키언 위원장은 미군 감축이 러시아와 중국을 대담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바보가 아니다"며 "미국이 국방비를 줄이는 걸 보면서 특정 지역에서 밀어붙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지난달 24일 미군을 향후 5년간 지금보다 2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해 국방예산 편성 방침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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